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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리뷰)

부모와 자녀들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책

꼰대 아빠와 등골브레이커의 브랜드 썰전

 

브랜드 그까짓 것!! 어쩌면 이 책의 저자는 이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청소년 인문책이라고 해서 곧 중2가 되는 딸아이와 공감대를 만들어 보고 우리도 썰전을 풀어 볼 요량으로 <꼰대 아빠와 등골브레이커의 브랜드 썰전>을 읽었다. 딸아이 보다 먼저 읽으며 딸아이의 얼굴을 중간중간 훑어보게 된다. 내가 과연 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어내는 청소년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을까?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잔소리 좀 할라치면 입이 남산만큼 나오며 쭈뼜거리는 딸을 보며 마음이 좋이 않은 적이 꽤 있다.

 

다행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딸아이는 줄곧 구형 폴더 폰을 들고 다니다가 지난 달 질긴 생명을 끌어 오던 폴더 폰마저 수명을 다해버려 어쩔 수 없이 가장 저렴한 스마트 폰으로 바꿔 줬다. 딸아이는 또래 친구처럼 브랜드나 유행에 목을 매지는 않는다. 다만 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요즘 카톡이나 SNS에 빠져 하루가 멀다하고 나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 책 <꼰대 아빠와 등골브레이커의 브랜드 썰전>은 명품 브랜드인 패딩 점퍼를 갖고 싶은 아들 현수와 브랜드 이면에 가려진 채 과소비를 조장하는 기업 마케팅의 허와 실을 알려주고 싶은 아빠 상현 씨의 세 차례에 걸친 설전(說戰)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이야기를 시작하며'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문화와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의 가치와 그 이면에 감춰진 기업의 욕망 등을 다루며 어느 하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사견을 보여준다. 아울러 소통의 문제를 짚어낸다. 그것도 세대를 아우르면서 말이다. 책 속의 상현 씨를 보면서 나와 비슷한 연배로써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브랜드는 어차피 유행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는 기업의 상술이고 그 브랜드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도가 지나치다는 마음. 사실 이 마음은 꼭 부모라서 이기보다는 그닥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는 성격인지 모른다. 비싼 거 하나 보다는 저렴한 여러 개를 돌려 입는 게 훨씬 유용하다는 선택의 문제랄까.

 

근데 이런 상호 씨의 이야기에 맞선 현수의 브랜드의 가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스타벅스의 하우스 슐츠는 워낙에 유명하다 보니 공감이 안될 수 없잖은가. 당시 미국 커피 점들은 서서 마시는 분위기였다고 하는데 하우스 슐츠가 이탈리아 여행을 갔다가 편하게 앉아서 먹는 것을 보고 미국으로 돌아 와 시작한 커피 점이 바로 스타벅스라는 것이다. 안락한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신문을 보며 느긋하게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는 그렇게 시작되었다고 한다. 물론 바쁜 사람을 위해 테이크 아웃도 함께 말이다. 이는 어찌보면 하나의 문화 혁명이었다. 애플이나 스타벅스, 할리 데이비슨, 몽블랑 등의 유명 명품들의 탄생과 가치를 곁들인 이야기에 폭 빠져든다. 나도 몽블랑 만년필이 갖고 싶었지만 너무 고가라 사지 못하고 그나마 저렴한 파카 만년필을 용돈을 모아 산적이 있었다. 이렇게 현수는 브랜드의 가치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펼친다.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가 곧 나를 표현 한다"는 생각. 충분히 공감된다.

 

하지만 이들의 설전이 끝날때쯤에는 좀 더 이성적이 된다. 브랜드를 기지느냐, 못 가지느냐의 문제가 아닌 "왜 브랜드여야만 하는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아름다운 가게, 굿 네이버스, 탐스 등 착한 브랜드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결국 빠르게 변화하는 브랜드의 신상품에 멀쩡한 것들이 버려지고 묵혀지는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젠가 시커면 노스 페이스 다운패딩이 교복처럼 유행하다가 이제는 그걸 부모들이 물려 입는다는 말에 웃음이 터졌다. 과연 요즘 주변에 나이든 어른들이 확실이 노스 페이스를 많이 입는다. 이렇게 빠르게 신상품을 토해내는 브랜드들은 비싸기까지 하다. 저자가 브랜드 자체의 문제를 이야기 하지 않는 것처럼 브랜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의 문제이며 선택의 문제임을 상현 씨와 현수 부자의 설전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하는 건 인간이 가진 본능일 수 있잖아?(p53)"라는 강일의 말을 보면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아직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게 뭔지 잘 모르는 청소년이라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물불 가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욕망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을 벌일지 누가 알겠는가. 강일의 말에 연장선 상에 있는 현수의 말도 짚어 볼 필요가 있는데 "나는 그 점퍼가 입고 싶어. 그것 뿐이라고. 내 마음이 그래. 마음이!(p157)"라고 하며 울먹인다. 물론 어린 나이에 입고 싶은 점퍼, 그것도 친구들 대부분이 입고 있는 브랜드를 입지 못하는데서 오는 괴리감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공감이 가지 않는건 아니지만 "입고 싶다"는 욕망에 과도하게 "비싼" 가격은 포함되지 않는 게 문제라는 생각이다. 과도하게 책정된 브랜드 가격에는 "살 수 있는 사람만 사라!"는 기업의 속내가 있다. 한 기업이 심혈을 기울여 잘 만든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백화점 진열했는데 팔리지가 않아서 가격을 아주 높였더니 날개 돋친듯이 팔려 나갔다는 이야기처럼 브랜드의 품질과 가격은 믿을 수 없는 게 아닐까. 살 수 있는 사람들의 선택의 문제일지도. 어쨌거나 <꼰대 아빠와 등골브레이커의 브랜드 썰전>을 읽으면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아주 많은 것을 배운듯한 기분이다. 정말 좋다. 이 책.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완전 추천한다.

 

"어른들의 시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이번 썰전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지. 나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어른의 자만이 아니었을까 싶어." -p178 <상현 씨의 말>

 

"인간에겐 사유의 권리뿐 아니라 의무가 있는데 아이히만은 그걸 하지 않았다고 말이야."-p183 <연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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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두목

등록일2016-05-24 09:25

조회수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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