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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편함에서 오는 피로도를 이해하는 방법

관계의 불편함에서 오는 피로도를 이해하는 방법

 

어떻게 보면 참 무지막지한 제목의 책을 읽었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라는 제목에 관심을, 아니 직접적으로 가슴이 뜨끔한 이유는 내가 바로 늘 그런 질문을 가슴에 품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몇 해 전부터 지독하리만치 인간관계에 대한 피로도를 체감하고 있다.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그 사람에 대한 속내나 감정들 따위도 잘 짐작이 되지 않으면서도 괜히 친절한 척, 쿨한 척 나아가 재치 있고 시니컬한 척까지 불사하며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데에 대한 피로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소위 말하는 부랄 친구들과의 만남도 귀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쌓는다는 것은 사회생활을 적당히 잘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속내를 좀 더 깊은 곳에 묻어두고 상사의 비위를 맞추거나 친절한 사람으로 인식되도록 애쓰며 살고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런데 퇴근 후 동료들과 어울려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주변의 인물들을 안주 삼아 씹으며 그날의 회포를 푸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그런 잡다한 씹는 일이 누군가의 입에서 새어나가 다시금 불편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안주 삼아 누군가를 씹는 그런 일도 슬며시 추억 속에나 등장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현대는 점점 스스로 외톨이를 만드는 시대다. 퇴근 후 혹은 출근 전,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미래가 아닌 오늘에 집중하면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혼자 즐기는 삶이 흐름이 되기도 한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불편함보다는 혼자 노는 게 조금은 덜 어렵고 덜 불편하다는 생각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얼마 전 이직을 하면서 새로 쓰게 된 이력서의 한 칸을 채우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었다. 뭔가 하니 "특기" 였는데 과연 내 특기가 뭘까 하며 한참을 골똘히 생각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다름 아닌 "혼자 놀기" 였다. 그렇게 빈칸을 채우며 내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 히죽거렸다. 그런데 이 대답이 면접 중 독특하다는 반응과 함께 질문으로 되돌아왔었다. "도대체 혼자 뭘 하면서 노나요?"

 

물론 나는 여러 명과도 잘 논다. 그런데 혼자 노는 게 더 편하다. 나는 약간의 자뻑이 있어서 여러 명과 논다고 해도 그들의 감정들을 걱정하며 눈치를 보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 감정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불편하거나 기분 상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증은 좀 있는 편이다. 그게 피로도를 쌓는다. 그런데 혼자 놀면 넓은 거실을 뒹굴며 책도 보고 영화 보고 그걸 곱씹으며 정리도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심심할 겨를이 없다. 사실 사람이 살면서 "재미" 만을 생각하면서 사는 게 아니겠지만 대부분 혼자 있는 게 심심해서 타인을 찾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혼자 "논다" 는 게 외로움을 동반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마음 불편함을 감수하고 대인관계를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게 내 기본적인 생각이다.

이런 내가 책에 심취해 읽으면서 뜨끔한 문장을 만났다. 나는 과거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것일까? 거기다 상대방과 대화를 하면서 내 주장과 내 의견을 곧잘 주장하는 편인 내가 뜨끔할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나는 "이물질" 이었나? 하는 생각에 이르자  씁쓸하면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경우에도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채 고독한 생활을 즐기며, 사람과 사귀더라도 표면적인 관계에 머무르는 유형은 '회피형'이라고 부른다." 55쪽

 

"당신이 상대방의 화제를 무시하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 가거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금방 부정해버리는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당신 자신은 악의가 없더라도 상대방은 더 이상 이야기를 공유할 수 없는 사람으로 간주해 버린다. 그리고 일단 이렇게 되면 언젠가는 이물질 취급을 받고 만다." 89쪽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는 제목에서 처럼 대인관계에서 오는 직접적인 불편함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저자가 의사인지 심리학자인지 아리송할 정도로 알레르기라는 신체적 질환과 심리적 기저를 적절히 비교해 가면서 이해시키고 있다. 다소 내용이 철학적 접근보다는 직접적이고 명쾌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의학적 접근을 동반한 심리학적인 부분이 전문적인 부분이 많아 전문용어를 모르면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일련의 내용들을 일반적인 사례들과 세계적인 유명인들을 내세워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심리학이나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에겐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인간 알레르기 반응" 그것도 거부 반응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흥미롭고 나 역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공감이 된다. 이런 심리적 문제를 보이는 인간 알레르기 환자들의 병리학적 원인이 "부모의 애착형성" 에서 비롯됐다는 저자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을 한다. 나 역시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입장에서 많은 반성과 고민을 하게 되었고 사회복지를 업으로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일적으로도 고려할 내용이 많다. 그리고 이 책이 돋보이는 점은 단순하게 병리학적 부분을 나열만 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런 알레르기 반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소에 충분히 공감해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부모의 보살핌이 설령 부족하더라도 무한한 애정을 느끼면서 클 수 있다. 형제가 아무리 많아도 자기 몫의 애정을 빼앗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31쪽

 

"미움이란 좌절한 사랑이며, 사랑의 반대편에 있는 게 아닌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인지 모른다."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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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

등록일
2016-05-10 09:57
조회수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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