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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건강한 생각과 소신으로 이유 있는 삐딱이가 되길 바라

자신의 건강한 생각과 소신으로 이유 있는 삐딱이가 되길 바라

 

비행청소년 시리즈 열한 번째인 <내 얼굴이 어때서> 를 읽었다. 청소년 도서인데 '비행청소년' 이라는 어감에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제목 위에 살짝 얹힌 종이비행기를 보고 담긴 뜻이 짐작됐다. 대한민국에서는 질풍노도의 시기이며 병으로 치부되는 중 2인 딸이 있어 청소년 도서에 관심이 많다. 대부부분 먼저 읽교 좋은 내용은 딸과 함께 읽는 편이다. 이런 청소년 책들은 학교생활이나 친구와의 관계 등에 지친 심리 치유적 내용이 많은데 이 책은 좀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선 프롤로그에 십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할당하는데 읽을 때만 해도 그저 다른 책들처럼 청소년의 자존감을 높이는 시리즈 정도일 꺼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장이 넘어가면 갈수록 훨씬 더 중요하고 더 심도 있는 철학적 교훈적 내용을 담고 있음에 놀랍다. 심각한 다이어트로 대변되는 외모지상주의의 통렬한 비판, 학생이라면 늘 고민하는 고만고만한 성적으로 인한 좌절, 가장 격려해줘야 할 부모들의 엄친아, 엄친딸과의 비교, 사회적 문제나 정치적 문제를 비롯한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경제적 불평등, 안전에 대한 불감증, 국가 권력에 대한 지배적 권위까지 총체적으로 다루면서 청소년의 생각의 폭을 확장 시키고 있다.

 

나아가 아이들 스스로 주체적인 삶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구화체는 읽기 편하고 이해도 쏙쏙 된다. 솔직히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다소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는 부분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괜찮다. 아이들에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우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28쪽을 보면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자기 삶의 주인공은 맞지만 타인 역시 그들 삶의 주인공은 그들 자신이므로 타인을 의식하면서 피곤하게 살 필요는 없다는 진리를 알려 준다.

 

시작부터 외모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눈길을 끌고 나는 과연 얼짱이나 외모를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인성을 부여하진 않았는지 반성도 하게 된다. 알고 보면 아이들은 자체만으로도 자기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한다. 나 역시 다소 통통해진 딸아이에게 '살' 에 대한 부분을 지적하고 자기관리를 덧 입혀 질책하기도 했던 내 모습에 반성한다. 비만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닌 환경의 영향이라는 점에 충분히 공감한다.

 

또 4장의 "어른들이라고 꼭 똑똑할까?" 를 읽으면서 '알게 모르게 집에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부모, 교사 혹은 기득권을 가진 세력들의 꼭두각시를 키워내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내 학창 시절 역시 교사의 폭력에 늘 노출되었으며 교사의 폭력에 앞니가 부러지기도 했었다. 근데 그때는 교사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되고 부모와 신(神)과도 동격이라고 배웠다. 그런 어처구니 없는 경험을 바로잡는 내용을 읽다 보니 민혜경의 "내인생은 나의 것" 이라는 노래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이 노래는 당시 학생들의 반항심을 키운다는 말도 안 되는 명분으로 금지곡이 되기도 했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청소년들이 꼭 읽어 봤으면 좋겠다. 자녀가 있는 어른들 역시 그러했으면 좋겠다. 자신 스스로 뭐가 옳고 그른지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게 왜 중요한지 짚어보는 힘을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내용에 등장하는 일러스트 역시 내용과 잘 어우러져 공감이 배가 된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자신의 건강한 생각과 소신으로 이유 있는 삐딱이가 되길 바라면서 중 2인 딸에게 넘긴다.

 

"사회의 건강성은 효율성이 아니라 형평성과 다양성에서 나오는 거지." 15쪽

 

"다른 사람들은 너희를 별로 의식하지 않아. 혹여 의식한다 해도 오래 기억하지 않지. 너희가 이 세상의 중심은 아니야. 물론 너희가 너희 삶의 주인공이긴 하지.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너희를 자기 연극의 주인공으로 여기지는 않잖아. 너희는 연예인도 연극의 주인공도 아니야. 당연히 연예인처럼 모두에게 주목받으려고 할 필요도 없고." 28쪽

 

"우리 시대는 풍요의 시대야. 그러나 부자는 드물지.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그 까닭을 이렇게 진단했어. '인간은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남들보다 잘살기를 바랄 뿐이다. 모두가 자기보다 더 부유한 사람만 째려보면서 가난하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렇게 비교만 한다면 영원히 가난할 수밖에 없겠지." 91쪽

 

"세상은 1등만 기억하는 것 같지만, 2등도 노력 여하에 따라 기억될 수 있다. 그러니 1등만 기억한다고 욕할 필요는 없다. 아니, 욕은 해도 되는데 실망할 필요는 없다. 2등이라고 좌절하지 말고 당당하게 2등의 영광을 누리면 된다. 그리고 1등과 비교하지 말고 2등으로서 잘 살 방법을 찾으면 된다. 사실, 진짜 중요한 것은 1, 2등만을 기억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115쪽

 

120쪽을 읽다가 예전에 내가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공중파 TV의 한 의학 프로그램인 명의를 보다가 심봉사가 죽은 줄 알았던 심청이가 돌아오자 눈이 번쩍 띈 것처럼 나 역시 그런 적이 있었다. 다름 아닌 나와 비슷한 보행장애가 있던 사람이 TV에 등장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거의 멀쩡하게 회복된 것을 본 것이다. 그 길로 병원으로 쫓아가 진료를 받았다. 자신에게 수술을 받으려면 1년을 기대려야 한다는 거드름을 피우는 의사에게 사정사정해야 했다. 의사는 고작해야 100미터 정도만 걸어도 힘겹던 나에게 자신에게 수술을 받으면 야트막한 동산 정도는 등산도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했다. 아내는 좀 더 신중하자고 만류했지만 이미 등산을 할 수 있다는 말에 수술 일정을 잡아 버렸다. 잘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그런데 등산을 할 거란 의사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수술 후 나는 걷지 못 했다. 거의 반년 넘게 누워 생활해야 했고 항의하는 내게 의사는 자신은 수술을 잘해 놨는데 이상하다며 다시 열어보자는 말로 무책임을 대신했다. 고소를 하고 싶었으나 의료사고를 증명할 방법이 난해하다는 말에 포기하고 죽기살기로 다시 재활을 해야 했다. 이런 것처럼 전문가를 너무 신뢰해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는다.

 

"우리는 의사, 교수, 과학자, 변호사, 경제학자 등의 전문가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 TV에 나와서 그들이 하는 말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정확할 거라고 생각하지. 어때? 다들 그렇지 않아? 그래서 전문가들이 말을 시작하면 우리는 생각하기를 멈추지.그들은 정답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모른다고 믿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려고 하지." 120쪽

 

"어른들은 다른 세계 아이들이 노예로 팔려 가는 것에는 놀라지 않고, 어린아이들이 단체를 만들고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에 더 놀라워해. 뭔가 뒤바뀐 것 같지 않니?" 139쪽

 

또한 177쪽은 얼마 전 회사 소방안전 교육에서 소방관이 재난 시 대처 관리법을 설명했던 위기관리 매뉴얼 설명을 비교적 상세히 하고 있는데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고 저 차디찬 바다 밑에서 숨져간 세월호의 아이들이 더욱 안타깝다. 그리고 여전한 대한민국의 안전이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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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

등록일
2016-05-09 09:10
조회수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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