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재료로 사용한다.'
사회복지 행정론에서 듣던 말을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첫 복지관의 부정, 청탁, 편법 그리고 그 대가로 서비스의 누수는 이용자의 몫.
거꾸로 흐르는 저 연어를 보라던 어떤 가수의 노랫말처럼 물살을 거스르자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었네요.
노골적 퇴근 5분전 일감 던지기, 밤샘 야근의 연속, 몇 없는 직원 속에서 왕따
1달, 3달, 2달 왜이리 전임자들의 근속연수가 짧은가
새벽 4시, 빈 엑셀파일로 1년치 가짜장부 만들다가 탁! 하고 책상을 때리며 깨닫습니다.
권력이라는 밭에
이용자라는 씨를 심고
직원이라는 거름으로
그렇게 키워 낸 대외용 열매는
모르고도 맛있다고 소문내고, 알면서도 속아주고
그렇게 아주 잘~ 팔립니다.
딱 18개월, 죽자고 버티다가 진짜 죽을거 같아서 그만두고
나에게 심어 준 패배자라는 낙인은 혼자 치료하며
새로운 직장으로 옮겼습니다.
이제 막 사회복지 일을 시작한 분들,
옛 말처럼 무조건 3년은 버텨야 하나요?
부당한 직장의 행동에 눈감고 순응하기만 해야 하나요?
코로나로 재취업이 힘든데 참아야 하나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름만에 새로이 취업한 복지관에서 더 없이 행복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저를 포함한 초짜 사회복지사님들.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누구도 행복하게 해줄 수 없습니다.
나는 지금 착한 일을 하는게 아니라, 해야 할 업무의 성격이 선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겁니다.
먼저는 초짜 복지사 여러분
그리고 부모님
그리고 우리가 만날 이용자와 생활인
모두를 위해서라도 결단을 통해 행복을 찾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권력이란 텃밭의 주인 분들은
당신의 갈고리 끝에 매달린 살점이나 한번 보시고 마저 밭 가꾸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