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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가정 아이, 자식처럼 돌보는데 … 복지사들 ’열정 페이’

출처(제공)
중앙일보

해체가정 아이, 자식처럼 돌보는데 … 복지사들 ’열정 페이’

서울 송파구 그룹홈 ‘행복한 우리’ 권혜경 원장(왼쪽에서 둘째)과 사회복지사(왼쪽에서 첫째)가 2일 저녁 식사 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베이비박스에서 왔거나 해체 가정의 아이들이며 지적장애가 있다. 권 원장은 365일 거주하면서 엄마가 돼 애들을 돌본다. 월급은 160만원. [장진영 기자]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4/d6001021-3db0-48b7-b5e7-ec0b6931abcf.jpg" data-src="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4/d6001021-3db0-48b7-b5e7-ec0b6931abcf.jpg">

서울 송파구 그룹홈 ‘행복한 우리’ 권혜경 원장(왼쪽에서 둘째)과 사회복지사(왼쪽에서 첫째)가 2일 저녁 식사 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베이비박스에서 왔거나 해체 가정의 아이들이며 지적장애가 있다. 권 원장은 365일 거주하면서 엄마가 돼 애들을 돌본다. 월급은 160만원. [장진영 기자]

2일 오후 8시께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 3층. 안으로 들어서자 여자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거실을 뛰며 장난을 치고, 과자를 나눠 먹는다.
 

그룹홈·아동센터 복지사 ‘복지사각’

“엄마, 엄마, 얘가 잘못했어.”
 
“엄마, 그게 아니라 쟤가 잘못한 거야.”
 
6살 여자아이 둘이서 엄마를 가운데 두고 잘잘못을 따지며 울음을 터트린다. 잠시 후에는 꼬마 소녀들이 엄마와 언니에게 안겨 재롱을 부린다. 19세 여고생이 동화책을 읽어주니 아이들이 눈이 동그래진다.
 
일반 가정집 같지만 실제로는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 ‘행복한 우리’의 저녁 풍경이다. 대규모 양육시설(옛 고아원)과 달리 7명 이내의 아이들이 가정과 같은 분위기에서 자라도록 돕는다. ‘엄마’ 권혜경(61) 원장은 “베이비박스에서 온 애들도 있다. 아까 싸우던 2명의 아이는 신생아 때 여기로 와서 나를 엄마로 알고 있다. 실제 우리는 가족이다”고 말한다.
 
권 원장은 365일 일한다. 잠자는 시간 외 근무한다. 엄마가 돼서 친자식처럼 아침 먹이고 어린이집·학교 보내고, 데려오고, 숙제 봐주고, 씻기고, 밥 먹이고, 놀아주고, 챙겨서 재운다. 그의 월급은 약 160만원. 정부 지원금에서 나온다. 권 원장은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게 최대한 사랑을 주려고 노력한다”며 “하지만 현실은 너무 열악하다”고 하소연한다.
 
 
365일 근무, 명절에도 못 쉬어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15년 전 한국에 그룹홈과 가정위탁을 확장하고 재정 지원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선진국에 없는 대형 아동양육시설을 줄이고 가정형 양육을 늘리라고 권고한 것이다. 오승환 ‘아동복지시설종사자 단일임금체계 실현연대’ 대표(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는 “일본도 5년 여전부터 대형 양육시설을 소규모 그룹홈으로 쪼개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그룹홈은 전국에 550개(아동 2800명) 있다.
 
인건비 지침 미적용 차별 시달려
 
아동복지시설은 정부의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만 그룹홈과 지역아동센터만 빠져 있다. 단일 임금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그룹홈과 지역아동센터 1만 1000여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열정 페이’에 울고 있다. 노동절인 1일 저녁 서울 광화문 천막 농성장을 찾았다.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안정선(57) 회장이 약 한 달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추석 무렵에 이은 2차 농성이다. 1일 단식도 시작했다. 그에게 “왜 또 나왔느냐”고 물었다.
 
“그룹홈 종사자는 대형 아동양육시설과 같은 노동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호봉제가 적용되지 않아 1년 된 사회복지사나 30년 된 나 같은 사람의 임금이 같습니다. 시설 개보수비용이 나오지 않고, 자립을 도울 요원이 지원되지 않아요. 11가지 차별을 받는데, 이걸 없애달라는 것입니다.”
 
그룹홈 사회복지사는 월평균 231시간 일한다. 시설에 거주하는 사람은 362시간 일한다(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평균 임금은 208만원. 여기에서 4대 사회보험료를 제하고 나면 실질 임금은 165만원에 불과하다. 근무시간 기준으로 최저임금(7530원)을 계산하면 최소한 237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29만원(실질 임금 기준 72만원) 적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임금은 160만~175만원이다. 최저임금(157만원)보다 많아 보이지만 근무시간 감안하면 최소한 197만원 받아야 한다. 둘 다 최저임금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
 
 
열정 페이 복지 현장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4/dd4e9c1f-d9c0-4668-8fd3-b65dd11d21d1.jpg" data-src="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4/dd4e9c1f-d9c0-4668-8fd3-b65dd11d21d1.jpg">

열정 페이 복지 현장

최저임금보다 월 29만원 적어
 
사회복지사 김아름(31·여)씨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7년 전 지역아동센터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아이·부모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얼마 가지 않았다. 노인복지시설·쉼터·장애인시설에 근무하는 친구 월급의 반도 안 됐다. 나아질 거라 믿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실망과 우울함으로 바뀌었다. 명절·시간외·가족 등의 어떤 수당도 없다. 토요일도 일해서 165만원을 받는다. 김씨는 “아직도 호봉제를 꿈꾸는 이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룹홈 복지사는 정부의 인건비 가이드라인의 62%, 지역아동센터는 69%에 불과하다. 오승환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한 헌법개정안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담았는데, 그룹홈과 지역아동센터는 버려진 자식처럼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안정선 회장은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 아동이 행복할 텐데…. 열정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한다. 농성 한 달이 돼 가지만 정부나 국회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아동그룹홈 정상화’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하루에 정부서울청사를 주변을 20바퀴 돈다.
 
 
‘아버지’ 원장의 사랑이 성공 견인
 
그룹홈과 지역아동센터에서 제대로 케어를 받으면 성공스토리가 나온다. 서혜빈(24·여)씨는 어엿한 사회복지사다. 경남 거창군 그룹홈 ‘경천공간’에서 해체가정 아동을 돌본다. 서씨 본인도 해체 가정 출신이고, 경천공간에서 2011~2013년을 보냈다. 할머니 손에 자라다 돌아가시면서 경천공간에 들어와 생활이 안정됐다. 그 이후 전문대학에 진학했고 사회복지사가 돼 여기로 왔다. 서씨는 “종사자가 돼 보니 너무 열악해서 언제까지 ‘열정 페이’로 버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한 현역 부사관은 초등학교에서 20살까지 그룹홈에서 보냈다. 그는 “혼자 여기저기 떠돌다 그룹홈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걸 느꼈고 그게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고 말한다. 결혼식 때 안정선 회장 부부가 혼주가 됐다. 그는 “그룹홈에서 24시간 돌보는 건데, 정부 지원이 열악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라고 말한다.
 
그룹홈은 올 8월 고통의 시간이 다가온다. 시설장을 포함한 종사자 가족이 그룹홈 시설에 거주할 수 없게 된다. 안 회장은 “대부분이 자기 집을 시설로 제공하는데, 거기서 가족이 나가라고 하면 그만두라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3월부터 그룹홈 아동에게 기초수급자 수당 중의 하나인 주거비(약 월 10만원)를 중단한 바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도움=안희재 인턴기자(고려대 사회4)


[출처: 중앙일보] 해체가정 아이, 자식처럼 돌보는데 … 복지사들 ’열정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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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

등록일
2018-05-11 10:47
조회수
64

댓글 1

복지징검다리

그룹홈이라 이름짓고 가정형태를 원하면서 무늬만 그룹홈으로 하라는 비현실적인 정책이네요 ㅠㅠ
언제쯤 제대로된 복지정책과 사회복지 종사자들도 복지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ㅠㅠ
종합복지관처럼 제대로된 복지관을 제외한 상담복지, 사회복지 기관 종사자들의 열정페이 암담합니다.
2018-05-1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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