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복지세상 : 한국사회복지사대표커뮤니티포털

메인메뉴

바이오메트릭스 장애인에게 또 다른 장벽..

바이오메트릭스, 장애인에게 또 다른 장벽

홍채 인식 등 ‘생체정보 기술’ 사회적 제약 초래 원인 될 수 있어

접근성 지침 마련 등…겪어야 하는 어려움 줄이기 위한 노력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6-21 13:29:59
어린 시절 보았던 공상과학 영화나 첩보 영화에는 출입이 제한된 구역에 들어가기 위해 지문이나 목소리, 눈동자 등을 통해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곤 했었다. 그렇게 영화 속에서나 나오던 모습들이 20년쯤 지난 뒤에는 현실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술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외출을 마치고 집에 들어갈 때 현관문에 설치된 도어락에 지문을 인식시켜 문을 여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출근과 퇴근을 할 때 출근부 대신 지문인식으로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는데 아무런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다.

여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컴퓨터 등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얼굴이나 홍채를 사용하는 사례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폭발 문제로 이슈가 되었던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었더라면 홍채 인식이라는 생소한 기술도 더 보편적인 기술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속에 밀접한 기술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생체인식 기술을 '바이오메트릭스(Biometrics)'라고 한다. 사람의 신체나 행동이 갖는 고유한 개인별 특성을 추출하여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데 활용하는 기술을 포함하여 생물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이러한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에 대하여 조금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점이 있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식구 수 대로 열쇠를 복사하고 하나씩 가지고 다니던 때를 생각해 보자. 복사하느라 들어가는 비용과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누군가 한 명이라도 열쇠를 잃어버리면 도난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아예 자물쇠까지 교체하고 다시 열쇠를 복사해야 했기에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출입하는 장소의 수 만큼의 열쇠를 가지고 있노라면 주머니가 불룩해 질 수밖에 없었다.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이 이러한 불편함을 덜어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는 정보통신기기라기보다는 생활필수품 이라는 용어가 더 잘 어울리는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은데 메시지 확인이나 정보검색을 위해 화면을 켤 때마다 매번 다시 잠금을 해제하는데서 오는 불편함을 지문인식이 말끔히 해결해 주었다.

화면을 보며 비밀번호를 입력하는데 더 큰 불편을 겪는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는 지문인식을 통한 잠금 해제는 더욱 편리한 기술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편리함에 더하여 생체정보가 갖는 특성 덕분에 위변조가 어려워 자신을 인증하는데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은 아무런 문제없이 완벽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추출된 신체적 특성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게 되기 때문에 여타의 개인정보들과 마찬가지로 정보유출이나 악용으로 인한 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자주 지적되곤 한다.

그래도 이러한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조금이라도 해결을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장애 당사자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다소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이를 적용한 제품들이 널리 쓰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기존의 제품들이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이처럼 신기술이 적용된 기기들은 늘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불편을 주거나 사용이 불가능한 제품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리모컨을 사용하는 제품들이 개발되면서 다이얼식 채널변경 방식의 텔레비전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노인들은 새로운 방식의 텔레비전과 리모컨에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적지 않은 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버튼의 수를 줄인다든가 버튼에 인쇄된 글자를 크게 한다든가 하는 등 소수의 소비자들을 위한 대안들이 마련되기 시작하였다.

휴대전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보급율이 높아지며 피처폰(Feature phone)을 구입하기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고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이들을 위해 복지관 같은 곳에서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수년째 계속해 오고 있다.

생체정보 기술을 이용한 제품에 대해서도 이러한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보조공학관련 분야에서 근무할 때, 전시회에 갈 기회가 종종 있었다. 그때 안구마우스를 체험해 보았는데 내 눈의 상태로는 이 제품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최근에 출시되었던 핸드폰의 홍채 인식 기술이 적용된 제품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때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이 휴대전화가 시장에 큰 반양을 일으키고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이 기술을 적용해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홍채 인식만 제공하게 된다면 나와 같은 사람은 잠금기능을 사용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지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문을 활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기술만 적용된 도어락과 같은 제품이 사용된 공간은 출입이 불가능한 곳일 것이다. 이처럼 생체정보 기술은 우리 장애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사회적 제약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보 유출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도 분명히 중요하다. 하지만 생체정보기술에 대한 접근성 지침을 마련하는 등 기술로 인해 소수의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기술발전은 분명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기술발전이 문제를 수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역기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여러 사람과 상황들을 고려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누군가 불편을 겪은 후에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안을 찾아가는 것은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대안으로써의 기능 또한 부족할 수밖에 없다. 모든 인간에게 유익한 기술은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다양한 입장의 인간에게 유리한 기술은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생각했으면 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칼럼니스트 조봉래 (jhobong@nate.com)
공유하기
작성자

여○○

등록일
2017-06-22 10:10
조회수
1,502

댓글 86

a.k.a아재

현대의 기술이
장애인에게 초점을 맞춘다면
비장애인도 불편하지 않게 될텐데요..ㅠ
2017-06-22 10:16
뉴스/칼럼
번호제목등록일조회
61피치마켓 발달장애인 질병예방 독서 프로그램 참여기관을 모집합니다204-23151
601차) 피치마켓의 쉬운글 독서학습지 RE:BOOK 무료 배포 신청을 받습니다.04-23129
59경기도립정신병원 폐업밖에 대책 없었나404-08250
58장애인공단, 내년 근로지원인 지원사업 확대 추진1812-03644
57[함께걸음] 여우각시별이 쏘아 올린 ‘혐오’, 가로막힌 정신장애인의 생존권711-12218
56장애인복지카드 재발급, 복지로 온라인으로도 신청가능1207-09373
55복지부, 장애인 건강주치의 312명 시범사업 실시506-03256
54장애인 등급제 31년만에 폐지 되었습니다.2703-081,185
53장애인들 착하고 성실한분들이 더 많은데 우찌 이런일이 생기나요!!25612-011,889
52솔&스토리 송년장애인 가요제 참가 신청서211-21693
51바이오메트릭스 장애인에게 또 다른 장벽..8606-221,502
50정부가 약속한 ‘수어통역센터 중앙본부’, 초속한 설치 촉구106-14546
49“5000만원 도박 빚이 9억원으로” 삼성 특채 장애인 스마트폰 8500대 빼돌린 사연6806-08578
48임용탈락 뇌병변장애인 '희망' 준 판결10512-28991
47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 '내 방 갖는 게 소원'11312-281,022
46시각장애인, 약을 구별할 수 없어서 위협이 있음에도 해결책 없어...6512-28845
45‘염전·축사 노예’ 등 장애인 인권침해 예방 영상 배포3912-271,162
44[벼랑끝 약자들] '우리도 일할 수 있어요' 편견에 우는 장애인6912-271,205
43장애인고용공단-서브원,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 추진3711-25652
42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면 과태료 50만원10-04400
41장애인의 희망사다리, 스웨덴 사회적기업 '삼할'09-29534
40사망시 평균연령, 자폐성 장애 가장 낮다2409-28968
39중증장애인자립센터 예산 삭감 안돼1509-20585
38일본 장애인 시설 칼부림 괴한 자수 '장애인 없어져야' 45명 사상2107-261,345
37잇따른 조현병 환자 범행... 관리 강화해야 vs 자활이 우선1206-05852
36장애아 치료하려면... 병원 전전 재활 난민06-02606
35SKT, MWC2016에서 시각 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 최초 공개02-16446
34국제적인 지적장애인 정보 접근 노력02-16384
33요양시설 입원중이던 지적장애인 하천서 숨진 채 발견1302-16403
32학부모들 요구에 지적장애인 학생 퇴학시킨 고등학교302-14658

V-Banner